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출산 후 6개월 만에 모든 치아를 뽑아야 했던 영국의 한 임신부의 사연을 소개했다. 이 여성은 9개월의 임신기간 동안 구토를 너무 많이 해 치아가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. 구토 과정에서 위산이 역류해 치아의 애나멜층을 녹여 치아 표면이 닳고 치아가 부식했기 때문. 이 여성은 임신 16주 차에 처음으로 발치했으며, 출산한 지 6개월 후에는 모든 치아를 뽑았다. 이처럼 임신 기간 입덧을 심하게 하는 증상을 '임신 오조(妊娠惡阻)'라고 한다.
14주 차 이후에도 입덧이 계속된다면…’임신오조증’ 의심해야입덧은 전체 임신부의 70~80%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 체질이 허약한 임신부에서 많이 나타난다. 특히 소화기가 약한 사람이나 자궁후굴이나 자궁이 비대한 사람 또는 히스테리 등 신경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. 임신을 하면 모체는 호르몬 변화와 더불어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는데, 평소 허약한 체질이면 이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입덧 증상이 나타난다. 입덧은 보통 임신 초기(6~22주)에 발생하여 12~14주 차가 되면 사라지는데, 이후에도 오히려 증상이 심해진다면 임신오조증을 의심해야 한다. 임신오조증은 임신부 중에서도 0.5~2% 정도에서 나타날 만큼 드문 증상으로 유산할 확률은 낮지만 미숙아 출산의 위험도는 높은 편이다. 임신 중 입덧 증상이 악화되면서, 지속적이고 과도한 메스꺼움을 느끼고 구토하는 특징을 보인다. 심한 경우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. 임신오조증 발생 위험요인으로는 △임신 △다태임신 △비만 △가족력 △섭식장애 등이 꼽힌다. 이 외에도 임신 중 융모성생식선자극호르몬과 에스트로겐이 상승, 자궁의 크기 증가에 따른 복부의 압력 변화, 일시적 간기능 부전 등이 관련되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.
심한 입덧 계속되면 태아 저체중과 조산 유발임신오조증은 하루 3번 이상 토하고, 5% 이상의 체중 감소, 요검사에서의 케톤 검출 등으로 진단한다. 물론 케톤 검출 등은 요도감염이나 갑상선성기능 이상이 있을 경우에도 비슷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어 이들 진단은 배제해야 한다.임신오조 증상이 있는 임산부에서는 탈수와 전해질 및 대사의 이상, 5% 이상의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. 또 임신오조증은 간기능 저하, 담낭기능 저하, 망막출혈, 베르니케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한다.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(강남리즈산부인과의원)은 "임신오조로 인해 심각한 전해질 불균형과 영양 불균형 및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임신부에게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어 수액치료를 통해 영양 공급을 해야 한다. 임신오조는 임신기간 내내 모체의 적절한 체중 증가를 감소시켜 태아의 저체중과 조산을 유발한다"라며 주의를 당부했다.
생강, 토마토, 종합 비타민 등 입덧 완화에 도움 돼임신오조증에 대한 특별한 예방책이나 치료법은 없다. 다만 입덧을 완화할 수는 있다. 기름기가 많은 음식, 튀긴 음식, 냄새가 진하거나 매운 음식은 입덧을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. 입덧이 심할 때는 식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. 생강을 먹으면 입덧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 되며 매실, 토마토, 모과, 유자, 포도, 귤과 같은 과일과 신 음식도 입덧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. 입덧이 심할 때 요가, 수영,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면 기분 전화에도 좋고 스트레스를 줄여 입덧을 완화할 수 있다. 권소영 원장은 "임신오조 증상으로 구토를 많이 하면 수분이 결핍되기 쉬우므로 물, 보리차, 생강차 등으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. 아침이나 공복에는 임신오조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한다. 비타민 b6는 임신부의 입덧 완화에 도움 되며, 태아 및 유아의 두뇌 발달에도 필요한 영양소이다. 현미, 연어, 닭고기, 고등어, 바나나 등처럼 비타민 b6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방법"이라고 밝혔다. 덧붙여 "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고농도 비타민 b, 구역과 구토를 완화하는 데 도움 되는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으며, 그래도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태아와 그 부속물을 인공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는 인공임신중절을 고려할 수 있다"라고 조언했다. 한편,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임신오조증 예방에 관련해서 임신 때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여성에서 구토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. 이에 따라 임신오조의 빈도와 중증도를 줄이기 위해 임신 한 달 전에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표준 권장 사항으로 알려져 있다.도움말 = 하이닥 상담의사 권소영 원장 (강남리즈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