동영상 시청 방식이 변했다. 많은 시청자는 더이상 드라마 다음 회차를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지 않는다. 넷플릭스, 왓차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드라마의 전 시즌을 한 번에 공개하고, 시청자는 집중적으로 며칠 내에 영상을 몰아서 본다. 이른바 '몰아보기(binge-watching)' 방식이다.



미국 심리학 사이트 psychologytoday에 따르면, 영상을 몰아 보는 사람이 몰아보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시간이 지났을 때 줄거리를 더 잘 기억하지 못했다. 왜 그럴까. psychologytoday는 기본적인 기억 원리 두 가지와 관련 있다고 밝혔다.

1. 뇌의 정교한 인코딩
뇌는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해 인코딩이라는 첫 단계를 거친다. 이때 인코딩하는 내용에 대해 친구와 대화하거나 온라인으로 채팅하면, 기억력은 더 강해진다. 영상을 한편씩 보는 사람은 방금 본 영상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더 많다. 이들의 대화 과정에서 뇌의 인코딩이 더 정교해지는 것이다. 따라서 훗날 다음 시즌이 나왔을 때 영상을 한편씩 본 사람이 몰아본 사람보다 전 시즌의 에피소드를 더 잘 기억할 수 있다.

2. 간격 효과(spacing effect)
간격 효과란 일정 기간을 두고 같은 내용을 학습하면, 학습한 내용이 더 잘 기억나는 현상이다. 예를 들어, 새로운 영어단어를 공부할 시간이 1시간밖에 없다면, 1시간 동안 쭉 공부하는 것보다 10분씩 쪼개 6번을 공부하는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.

2017년 jared hovarth 등은 몰아보기 연구를 진행했다. 17명의 실험 참가자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, 6부작 시리즈를 다른 방식으로 시청했다. 몰아보기 그룹은 하루 만에 전체 시리즈를 시청했고, 다른 그룹은 하루에 한 편씩, 나머지 그룹은 일주일에 한 편씩 영상을 시청했다. 모든 참가자는 시리즈가 끝난 직후, 영상에 나온 사건을 묻는 기억력 테스트를 받았다. 그리고 24시간 후에도 140일 후에도 이 테스트를 반복해서 받았다.

시리즈가 끝난 직후에는 몰아보기 그룹이 가장 높은 수준의 기억력을 보였다.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몰아 본 참가자들의 기억력과 정확성이 다른 두 그룹의 참가자들보다 현저히 떨어졌다.

아울러 연구는 매주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 몰아 보는 사람보다 영상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함을 보여줬다. 시리즈가 끝난 직후,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영상을 얼마나 재미있게 봤는지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라고 했다. 일주일에 한 편씩 영상을 본 참가자들의 평균 점수는 91점인데 반해 몰아보기 한 참가자들은 평균 81점이었다.

출처: 건강이 궁금할 땐, 하이닥 (www.hidoc.co.kr)